일상 수다 diary

어릴 때 나의 취미는

달다 Dal_Da 2018. 1. 1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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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아주 어릴 때,

지금처럼 켈리그라피 라는 단어 자체도 없었을 때

그 때부터 나는 공부를 하지 않고

책상 앞에 앉아서 글씨를 그리는 일을 즐겨 했었다.

 

영화를 좋아해서

꿈이 영화감독 아니면 영화평론가,

아니면 영화포스터 디자이너였는데

 

그래서인지 영화포스터와 영화매거진을

겁나게 모았었다.

매달 무조건. 무료배포되는 매거진까지

싹 다 모아서 책상에 꽂아두었다.

 

영화 장르를 가리지 않고

그 나이에 볼 수 있는 영화라면

동네 단골 비디오가게에서 빌려서 보았다.

 

흑백영화도 좋아했다.

공포영화도 좋아했다.

스릴러도 좋아했다.

로맨틱 코메디도 좋아했다.

그냥 코메디도 좋아했다.

 

그래서 집에는 아직도

내가 사 둔 비디오테이프가 있다.

히치콕 감독의 '새' 가 있을 정도이니

내가 얼마나 영화를 좋아하는지는

비디오테이프 리스트만 보아도

짐작이 갈 터.

 

지금은 부모님 사시는 본가에

비디오테이프가 있어서

사진을 못올리지만

기회가 된다면 사진까지 첨부를 하겠다.

 

무튼 이렇게 어릴때부터 영화를 좋아했던 나는

영화를 볼 때마다

손수 노트에 ㄱ, ㄴ, ㄷ,,, ㅎ 까지

순서대로 책갈피를 해두고

영화이름, 감독, 주인공을 리스트업 해두었다.

꼬박 꼬박 적어두었다.

내가 어떤 영화를 보았는지.

 

그리고 포스터를 모았다.

포스터를 집중해서 보았다.

포스터는 그 영화를 말해주는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한 장이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포스터 속에 있는 영화제목 글씨 디자인이

눈에 들어왔고, 무작정 그걸 노트에 따라그렸다.

그냥 심심해서 했다.

 

켈리그라피 라는 단어가 없었던 시절

글씨를 다양한 모습으로 디자인하는게

재밌던 그 시절에 진작부터

꾸준히 재능을 발전시켜볼걸.. ㅡㅜ

후회가 된다.

 

그림은 소질이 전혀 없고

발가락으로 그리나

손가락으로 그리나

똑같을 정도로 못그리는 나지만

영화 포스터 제목만큼은 잘 따라 그렸다.

 

갑자기 그 때 그 노트가

그립고 궁금하고 보고 싶어진다.

어쩌면 없어졌을 수도 있다.

만약 찾아서 나온다면

꼭 사진 찍어서 올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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